개발일상/회고

[인턴] 우아한테크캠프 6기 회고 & 우아한형제들 불합격 후기

sechoi 2023. 9. 27. 14:57

두 달 간의 캠프에 이어 채용까지 드디어 끝이 났다. 

좋은 마무리는 아니었지만 마음을 다잡는 의미에서, 그리고 앞으로의 나를 위해 회고를 쓰려고 한다.

 

💡 느낀 점

건강 관리가 최우선이다

밤까지 교육장에 남아있으면서 두 끼를 밖에서 해결하고, 식사 시간 외에는 계속 앉아있다보니 저절로 건강이 안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최악일 때는 위염과 장염을 동시에 걸리면서 링거도 두 번 맞았다. 이 때 했던 프로젝트는 다른 때보다 집중을 많이 못해서 페어에게 미안했다. 아프지 않았던 때에도 자잘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이걸 극복하려고 하니 오히려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이제는 면접도 끝났으니 우테캠 전에 꾸준히 하던 러닝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흥미로운 이슈를 발견해도^^;) 밤 새서 개발하는 습관도 자제해야겠다.

 

기록을 '잘'하자

우테캠에서는 매일 회고를 작성해야 했다. 이 회고가 엑셀 파일이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칸이 작았다. 따라서 나는 노션에 따로 오전 강의나 피드백들에 대해 작성했었다.

노션이어서 빠르게 작성할 수 있던 점은 좋았지만, 남에게 보여줄 일이 없으니 글을 따로 다듬지 않게 되었다. 제목을 날짜로 해놔서 해당 날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찾기도 힘들었다.

 

블로그에 TIL을 시작한 건 이 때문이다. 남들에게 보여지니 꾸준히 그리고 가독성에 신경쓰며 글을 작성하게 된다. 심심하면 블로그에 들어오는 게 습관이라 기록한 내용이 장기적으로 머리에 남게 되는 것 같기도 한다...!

 

글쓰기 또한 중요하다

우형은 글쓰기를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우테캠 기간 동안의 각종 회고도 그렇고 끝나고 나서 작성해야 하는 문서도 많았다. 나는 글을 못쓰기 때문에 채용 과정에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확히는 글을 어떻게 써야할 지 잘 모른다. 지금 이 글도 제목을 작성한 지 24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처음 본문을 작성할 수 있었다. ㅋㅋ 우형에 입사하고 싶은 주요한 이유 중 하나도 테크니컬 라이팅 코치가 있다는 것이었고, 글을 잘 쓰는 동기가 제일 부러웠다.

 

우테캠 이전에도 내 자신이 글을 못쓴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를 극복하려고 블로그 포스팅 작성 외에도 다양한 곳에 지원하며 자기소개서를 억지로라도 써봤지만... 아직은 만족할 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해야지 뭐

 

개발 책은 재밌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개발 관련한 책은 좋아하지 않았다. 학부생 때 전공 수업에서의 칙칙하고, 번역이 이상하고, 해설이 없던 책이 너무 싫었다. 

 

그러다가 우테캠에서 팀원들과 독서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전공 수업 때와는 다른 개발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스터디 때 읽은 <좋은 코드, 나쁜 코드>와 <친절한 SQL 튜닝>은 그렇게 재밌진 않았지만 교육 과정이 끝나고 읽은 <Real MySQL>이 너무 재밌었다. 또 CS 지식을 쉽게 알려주는 책도 읽었는데 내가 학부생 때 이런 책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책에 맛을 들려서 읽고 싶은 게 너무 많아졌다. 객체지향, CS, 클린 코드, 설계에 관한 책들을 더 읽고 싶다. 이미 사놓은 책도 몇 권 있어서 열심히 읽어야겠다.

 

테스트 코드는 나를 위한 코드이다

우테캠에 들어오기 전에는 강의를 보고 테스트 코드를 따라 작성하는데 급급했다. 사실 이마저도 없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다. 직접 실행해보면서 테스트 하면 되지, 굳이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우테캠 첫 주부터 TDD를 통해 바뀌었다. 테스트를 통해 내가 짠 코드에 대해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따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기한에 맞추느라 테스트 코드 없이 기능 구현을 몇 번 했었는데, 포스트맨으로 실행은 해보았지만 코드가 완전히 잘 돌아가는 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실제로도 버그가 조금 많이(;;) 터지면서 테스트의 목적은 개발자의 안정이라는 말이 몸소 느껴졌다. 그래서 앞으로도 TDD는 못해도 테스트 코드를 꼭 작성하려고 한다.

 

열정적인 동기는 소중한 자산이다

캠프 기간과 이후의 채용 과정까지, 힘든 시간들 속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던 건 동기들 덕분이었다. 

동기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 또한 성장할 수 있었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

 

모든 게 끝난 지금에도 동기와 함께 스터디를 꾸렸으니... 우테캠에 들어올 때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던 내 소망이 충분히 이루어졌다. 

 

 

😡 우아한형제들 채용 과정 후기

끝나지 않은 캠프

캠프가 끝나고 채용 과정이 이어지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쉴 줄 알았다. 이전 기수분들 후기를 봐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바로 채용설명회를 듣고 각종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했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글을 정말 못쓴다. 밥을 먹는 걸로 글을 쓴다면 '밥을 먹었다. 맛있었다.'가 최선이다. 그런 나에게 이 과정은 정말 부담이었다. 겨우 마라톤을 완주했더니 갑자기 운동장 열 바퀴 더 도라는 말을 듣는 것 같았다. 이 때부터 정말 지쳐버렸다. 밤을 새면서 작성했는데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도망가고 싶었다.

 

최악의 면접

서류 제출 후 면접 전까지는 팀원들이랑 면접 스터디를 하고, 다른 동기들이랑도 게더에 모여 같이 공부했다. 면접날이 다가올 수록 떨리긴 했지만 내가 여태까지 작성한 코드와 공부한 내용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너무 다르게 흘러갔다.

우선 기술 면접이라고 해서 기술적인 내용만 준비했는데, 인성 질문도 있었다. 나는 글쓰기와 더불어 공적인 말하기를 정말 못하는데 (옛날에는 자기소개만 하고 아무말도 못하다 나온 적도 있음...;) 준비되지 않은 질문이라 엄청 🐶소리를 했다.

 

기술 질문도 하셨는데 물어보는 의도가 궁금한 지엽적인 질문도 있었고, 내가 쓴 글을 이해를 잘 못하셔서 내가 사용해보지 않은 기술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하는데, 결정적으로 면접관 중 한 분이 면접 중에 조셨다; 대놓고 고개 떨구고 자는 건 아니었는데 누가봐도 졸음을 참는 고갯짓이었다. 면접 중에는 긴장해서, 면접 후에는 끝났다는 사실이 후련해서 별 생각 없다가 불합격 메일을 받고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오히려 좋아(?)

면접 결과가 나오기 전과 면접 결과가 나온 당일에는 정말 힘들었다. 나를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 내 면접이 얼마나 재미없었으면 면접관이 조나 싶었다. 지긋지긋한 취업 준비를 다시 해야된다는 것도 짜증났다.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여러모로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아서인지 마음이 빨리 추스려진다. 솔직히 얘기하면 정이 떨어진 것 같다. 회사의 문화는 마음에 들지만 채용 과정에서 지쳤다. 

 

 

🚀 앞으로의 나

Time waits for no one

내가 불합격 메일을 받고 질질 짤때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침대에 누워있을 때도 시간은 흐른다. 결과는 이미 나왔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일어나야 한다.

 

같이 불합격한 동기 몇 명과 독서 스터디 및 코테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 또 시니어 개발자가 얘기하는 좋은 개발자에 대해 궁금해서 <육각형 개발자> 책을 구매했다. 개발하면서 영어를 많이 접하게 되며 영어 공부도 하고 싶어져 회화 앱을 깔았다. 할 게 너무 많다...! 

 

반 년 뒤에는 이 글을 웃으면서 볼 수 있었으면 한다.